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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체험기

<이건 한번 쯤 해볼만하다> 휴대폰 없이 한 달 살기-②


 아래 글은 내가 과거에쓴 글이다. 몇 년 전, 싸이월드에 적어 둔 걸 꺼내서 블로그로 옮긴 것이다.
제목을 이제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꿔야하겠지만 내 손엔 아직도 스마트 폰이 없다.
왜 없냐고 물으면, 모르겠다.. 아직 없다.
아무튼 지하철을 탈 때면 느낀다.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과 눈을 마주처 본적이 언제였던가?
서로의 눈과 눈을 마추지면서 이해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사건, 사고가 나타 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생중계를 하고,
찍기 바쁘지만 직접 그들의 사연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느껴봤던 적이 언제 였던가? 나도 그런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나에게도 트위터가 있고, 페이스북이 있고, 이렇게 블로그도 만들지만.. 소통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소통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큰다 느낀 소통의 문이 닫혔을 때, 더 큰 소통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소통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때 느낄 수 있다고 난 생각한다.



② 무엇이 달라졌나



 휴대폰 없이 열흘 째 살고 있다. 미션인 약속 잘 지키기는 춥고, 배고팠던 것 말고는 성공이었다. 
먼저 싸이월드 쪽지로 약속 시간과 장소를 명확히했다. 
약속 당일, 2년 반 동안 착용하지 않았던 시계에 약을 넣으려고 약속 시간보다 2시간 일찍 독서실을 나왔다. 
그리고 생각보다 약속 장소에 30분 빨리 도착했다. 
그 친구에게 공중전화를 걸었는데 광주에 갔다가 버스가 톨게이트에서 막혀 이제 막 터미널에 도착했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약속 시간보다 30분 늦게 만났고, 난 추위와 배고품 속에서 1시간 동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휴대폰이 있었다면 하지 않아도 될 기다림이었다.
전화로 약속을 미루던가 늦는다고 연락을 하면 나는 어떤 방책을 생각했을 것이다. 
또한 휴대폰이 편한게 지하철 노선도가 나와있다. 첫차시간, 막차시간, 출구정보, 환승정보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당시에 내가 가장 필요했을 역 도착시간까지 확인 할 수 있다. 



 요즘 휴대폰은 가제트 만능 팔이다. 일정관리, 영어단어장, 메모장, 음성녹음 기능은 물론 뱅크 온 등 못하는 것이 없다.
T.V도 보고, 영화도 저장해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컴퓨터 기능이 첨가됀 아이폰, 구글폰 등 기기도 나왔다.
그런데 이 기능들 중 정말 나에게 필요한 기능은 몇가지나 있을까? 상술에 넘어가거나, 광고를 보고 무작정 구입하진 않았나? 싸니까?
요금제 때문에 휴대폰을 구매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도 잘 생각해서 사야하는 것이 워낙 기능도 많고, 선택항목도 많다보니 만능이긴 하지만 가제트 만능 팔처럼 불필요한
뭔가가 갑작이 불쑥 튀어나와 우리를 곤혹스럽게 할 때가 간혹있기 때문이다.
내 휴대폰 중에서 내가 잘 사용하고 있는 기능은 과연 몇가지나 있을까?
불필요한 기능 때문에 요금제를 더 내고 있거나, 더 비싸게 구매하진 않았을까?
휴대폰 요금을 가장 아깝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많다. 

 요즘 휴대폰은 필수품 중에서도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필수품으로 굳건하게 자리 매김하고 있다. 
유치원 아이들도 치안문제로 위치추적 등이 가능한 휴대폰을 휴대하고 다닌다. 그런 필수품 휴대폰은 지금 나에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한다. 그리고 물어본다. 왜 없앴냐고 그러면 난  할 말이 없다. 그냥! 무슨 잘못한 일있냐고 물어본다.
지은 죄 있는 건 아니고, 피하는 사람 있냐고도 물어본다. 아니다. 공부 열심히 하려고 끊었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도 부끄럽다. 난 단지 끊어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냥. 그 중요한 필수품이 없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하는 호기심에서라고 비아냥거리며 말할 수도 있겠다.

 요즘 나에게 가장 필요한 필수품은 손목시계다. 휴대폰이 있을 때는 차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 
휴대폰이 없으니 차고 다닐 수 밖에 없다. 만약 그나마 시계도 없다면 시간을 확인하려고 남의 가게 앞을 기웃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상 내 주위에 있었지만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외로움'"


 휴대폰이 사라진 뒤 예상했던데로 관계가 소흘해지고있다.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연락 오는 곳도 없고, 연락 할 일도 없다.
특별히 돈 쓸 일도 없고, 공부에 방해되는 일도 안 생긴다. 약속이랄 것이 없는 모임에 연락이왔을 때 연락을 못받거나,
못해도 핑계가 있어서 부담이 적다. 이렇게 되니, 점점 내 주변엔 가족 외에 남아있는 사람들 없는 것 같다.
싸이월드에도 연락오는 사람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정지시키면 좀 많이 들어올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녔다.)
휴대폰 있을 때도 평일에 딱히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 적은 없었다. 만난다고 해봐야 다섯 손가락 안에든다. 
바쁜 일상에서 통화를 하고, 문자를 주고 받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나마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 않은가.
가는 연락이 있어야 오는 연락도 있는 데 나 자신을 너무 과대 평가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 말했다.
휴대폰을 없애는 것은 나에게 관심을 끄느라는 행동이라고, 하지만 난 지금 관심이 필요하다. 



 경제학에 80대 20 법칙이란 것이 있다.
경제학 책에
"이탈리아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1848~1923)는 소득 분포의 불평등에 관해 연구를 하다가
이탈리아 토지의 80%를 20%의 국민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서 발표하였다.
또한 자신의 텃밭에서 거두어들이는 완두콩의 80%가 20%의 완두콩 줄기에서 수확된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이것이 후에 여러 학자의 손을 거쳐 발전되어 이른바 '파레토의 법칙'으로 불리고 있다."
- '개인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재무설계법칙'에서 발취한 글.

이 법칙에 적용해보면 내가 가지고있는 80%의 옷 중에서 20%만 골라서 입고,
휴대폰에 저장돼있는 80%의 사람들 중 20%하고만 연락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지금까지 나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연락을 주고 받은 줄 알았지만 실정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면 나에게 걸려온 전화는 어떤 내용들을 내포하고 있을까? 조사해봤다.



▶나에게 걸려오는 연락.

 * 나에게 뭔가를 부탁하고자 했던 문자, 전화.

 * 만나지 못해서 전하는 안부 문자, 전화.

 * 결혼, 행사 준비에 관련된 문자, 전화.

 * 말씀 문자.

 * 만나자는 약속.

 * 스펨 문자, 전화.

 * 그 외 사소한 대화 등



▶내가 남에게 연락 했을 때.

 * 안부 문자, 전화.

 * 약속 시간, 도착여부 확인전화.

 * 그 외 사소한 대화 등


 받는 전화와 보내는 전화 중 정말 나에게 필요한 연락은 얼마 안된다.
나를 즐겁게 해주고, 유익한 역락은 많이 않았다. 뇌에 전자파만 쏘는 휴대폰이 우리 삶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휴대폰이 없는 나에게 처해진 상황을 봤을 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인간관계의 유지'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럼 나는 지금 인간관계를 실패하고 있는 것일까? 휴대폰이 없어도 관계를 형성할 수는 없을까?
마땅한 소속이 없는 상황에서 그러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 계속돼는 질문 속에서 난 답을 찾고 싶다.
삐삐도 없었고, 휴대폰이 없었을 때만해도 이렇게 스스로 고립됐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나 혼자만 느끼는 느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