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역 1번 출구 신포빌딩
2008년, 다단계 회사 웰빙테크 체험기
(만약 친구가 교대역에서 만나자고 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교대에 일이있어 갔다가 오래간만에 반가워서 건물을 만나서 사진을 찍었다.
그 곳에 가면 젊은 남여가 모여있습니다!!
그냥 회사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냥 회사라고 할 수 없는 그 곳은 바로 다단계 회사 "웰빙테크"
신문 제목만 봐도 어떤 곳인지 짐작이 되지않나? 무시무시한 곳이라는 걸..ㅎㅎ
2008년 여름, 여자인 친구가 교대역으로 나를 불렀다.
교대에서 일하고 있다며, 밥 사주겠다고 부른 것이다.
가끔씩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긴 했지만.. 먼저 연락해서 보자는 말을 하지 않는 친구였다.
그래선진 몰라도.. 그 날따라 교대의 분위기 자체가 썩 밝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우리는 가볍게 저녁을 먹었고, 그 친구가 회사 구경 시켜주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아차.. "다단계구나.."
그 친구가 가방을 두고 나왔다며 건물로 올라갔고,
나는 사진에서 찍은 위치 서서 그 친구를 기다렸다. 그리고 어떤 이쁘장한 또래친구와 함께 나왔다.
나 왈 "나, 다단계인거 아니까 이제 집에 가야겠다.."
친구 왈 "그래.. 그런데 이거 정말 괜찮은 일이야.. 너도 잠깐만 들어가서 들어봐.."
몇년 전 일이라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고, 다단계에 혹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친구얼굴을 봐서 따라 들어갔다.
(솔직히 따라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이 아닌 자만심이었다. 그러니 만약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냥 안들어가는 것이 좋다..)
건물 안에는 수많은 젊은 사람들이 원형 테이블에 3명에서 4명이 모여 앉아 있었다.
나도 원형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앉히는 방법이 있는 듯했다.
이건 내 소설이지만..
1. 만약 벽쪽에 테이블이 있다면 처음 온 사람을 구석에 앉힌다. (최대한 도망가지 못하게..)
2. 문쪽과 마주보게 앉게한다. (처음 온 사람이 언제라도 나갈 수 있을거란 안심을 시키기 위해서..)
3. 문쪽과 등지게 앉게한다. (최대한 문을 보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하기위해서..)
뭐.. 원형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앉힐 수 있고,
그에 따른 모든 추측도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그런 의도로 앉히는 방법이 따로있는지는 모르겠다..ㅎㅎ
그리고 벽에는 돈을 많이 번.. 다이아들의 사진들이 현수박으로 만들어져 걸려있었다..
하나같이 모두 즐겁게 웃고 있었다. 뭐 남의 돈 많이 받아 먹었으니.. 웃고 있을 수 밖에 없겠지만..
나는 벽쪽 원형 테이블에 안쪽에 문쪽을 바라보고 앉았고 그리고 내 옆에는 친구가 앉았다.
그러더니 다이아를 불러오겠다고 했다.
다이아는 최고의 직책이다. 사람들을 많이 끌어모아서 자기 밑에 길게 라인을 형성한 사람.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이아를 꿈꾼다.
첫번째 다이아가 왔다.
그는
"회사 앞에 법원과 검찰청이 있다. 우리회사가 불법 다단계 회사일 수 있느냐?
문은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나가고 싶으면 나갈 수 있는데 여기가 위험하냐?" 라는 말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다단계와 네트워크마케팅을 설명해줬다.
말장난이긴 하지만 여기는 다단계 회사가 아닌 네트워크마케팅 형식으로 판매를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다단계는 합숙을 시키고, 못가게 잡고 하지만 자기들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2008년까지는 그랬나보다..)
그리고 여러가지 통계와 네트워크마케팅(다단계)의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는 자료를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부채없는 건강하고, 알찬 회사라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두번째 다이아가 왔다.
판매구조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고 한다.
네트워크마케팅은 입소문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싸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이란다.
광고비에 들어가는 돈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돈의 순환구조는 먼저 물건을 판매하면 그 판매한 돈이 위로 올라가 위에서부터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것이라고 한다.
(아닌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다.
세번째 다이아가 왔다.
일을 얼마나 재미있는지,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할거라는 둥..
대학나와서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줘서 친구들 모두 다이아라는 둥
네번째 다이아까지 왔다.
...
위에서 했던 이야기가 몇 사람에 걸쳐서 반복됐고,
그들만의 경험담과 노하우를 시스템의 설명이 몇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반복됐다.
하지만 나는 확실히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날이 늦어서 결국 정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집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내 친구와 이쁘장한 친구가 나를 잡았다.
같이 술이나 한 잔 하자는 거였다.
시간은 이미 차가 끊긴 상태...
배는 고프고해서 같이 밥을 먹었다.
내 친구는 이쁘장한 친구가 소개시켜줘서 알았다고 하고, 그 친구는 원래 간호사였다고 한다.
업무도 힘들고, 환자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 다단계를 알게되서 여기에 왔다고..
원래는 부업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밥을 먹고, 우리는 찜질방에 가서 잠을 잤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나를 데리고 몇명 더 소개시켜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며 또 다시 건물 안으로 대리고 들어갔다..
그래봤자 귀금속으로 장식하고 외제차 자랑하는 다이아들이었다.
그렇게 주말 오후 4시가 되었을까..나는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어서.. 가입만 하면 보내준다고 하니...
가입은 두가지가 있는데..
소비자 가입 : 조합원처럼 가입을 해야지만 웰빙테크의 물건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 가입 : 친구에게 소개시켜주고 소개시켜준 사람에 의해 판매된 돈의 몇퍼센트를 내가 받는 것.
나는 사업자 가입을 했다. 만약 사업자 가입을 한다고 하면 내일 당장부터 나와서 친구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다단계 일을 하는 그런 가입이었다.
어차피 할 생각은 없었지만, 소비자 가입과 사업자 가입에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단계에 끌어들인 친구를 친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 한 사람 끌어들이려고 1박 2일동안 참 여러가지로 고생한다는 생각에 사업자 가입을 했다.
나는 그제서야 1박 2일간의 웰빙테크 다단계 체험을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친구는 내가 가입했다는 것에 어느 정도 책임감이 생겼는지 무섭다며 더는 못하겠다며 거기서 나왔고,
그 뒤로 교대에 가지도 않고, 그 친구와도 연락이 뜸해졌다...
그리고 몇년 뒤,
뉴스에 웰빙테크가 나왔다. 반가우면서도.. 역시 다단계는 어쩔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난으로 젊은 사람들이 다단계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네트워크 마케팅이란 방식은 은근히 매력있다. 광고비가 없는 대신에 가격이 싸고,
내가 사용해 보고, 소개시켜주면, 그 수수료가 일정부분 들어온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불고, 퍼지면 내 통장에 돈이 쌓인다..
마치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비슷하다.
친구의 친구를 알게된다!
내가 쓴 글을 보고 팔로우한다!
그러면서 인맥이 형성되는 방법..
말은 쉽다. 머리 속 그림으로는 내일 당장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쉽지 않다.
온라인에선 친구하는데 돈이 들지 않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내 돈의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심해야한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온라인 친구맺기처럼 돈을 벌 수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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